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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ndon Life ]/Reviews

[ 런던에서의 문화생활 ] 1편. 음악이야기 - Part. II 노래하고 연주하기


런던에서의 문화생활

- 1편 음악이야기 -

구경모 ( K. Martin )

Part. II 노래하고 연주하기

① 밴드생활의 향수 달래기

THE SPICE OF LIFE

밴드에서 악기를 다루어본 사람이라면, 혹은 굳이 밴드 안에서가 아니더라도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악기가 하나정도 있다면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곳이 있으니 바로 THE SPICE OF LIFE 라는 레스터스퀘어와 토튼햄코트로드 중간쯤에 위치한 재즈바. 매일 프로 재즈/블루스 뮤지션들의 연주가 한창인 이 곳은 매주 화요일 일반인에게 열린무대를 제공한다. 보통 무대는 8시에서 11시 정도까지 열려 있으며, 콘솔앞에 있는 리스트에 이름과 자기의 포지션을 써두면 매니저가 매번 다른 사람들과 함께 팀을 짜준다. 사람들은 각자 자기의 악기들을 가지고 와서 연주하는 편이며, 그것이 힘들다면 앞서 연주한 사람에게 빌려도 좋다. 연주하는 장르는 대게 블루스, 셔플 등 많이 다양하지는 않지만 연주하는 사람의 실력에 따라 다양한 테크닉들을 구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날은 가게 안에 손님 보다는 음악인들이 많은 편이며, 싱어, 기타1, 기타2, 베이스, 드럼, 키보드, 섹소폰, 하모니카 등 6~7명의 풀세션으로 구성된 팀이 중복되는 사람 없이 하루저녁에 7~8팀이 만들어지는 정도이므로, 그 음악인들의 수는 굳이 계산하지 않아도 어마어마 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주의 시작은 짜여진 팀 모두가 무대에 올라 키와 박자를 정하고 바로 시작한다. 혹자는 모르는 사람들과 연습도 안하고 어떻게 연주를 하냐고도 묻지만 이런걸 일컬어 잼(JAM) - 즉흥연주 - 이라 한다. 보통 한팀이 2~3곡을 연주하며 그 시간은 15~20분 정도가 소요된다. 찐하게 블루스 음악을 연주하고 마시는 시원한 라거의 향기 역시 이곳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THE SPICE OF LIFE 재즈 공연 中, 2005

② 거리의 음악사가 되어보자
통기타를 짊어지고 집 밖으로 나가 내가 직접 거리의 음악인이 되어보는 것도 런던에서 해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다.
장소는 템즈강 주변, 하이드파크와 그린파크 혹은 동네의 조그만 공원들, 사람이 많은 곳이 좋다면 - 어지간히 철판이 아니면 힘들지만 - 레스터스퀘어의 찰리채플린 동상 앞도 권할 만 하다.
관광객이 시민의 숫자보다 더 많은 이곳 런던에서 그들 관광객에게는 모든 것이 볼거리. 감미로운 발라드곡을 한곡 쫘악 뽑고 난 뒤라면 서너명 관객들의 박수소리에 귀를 귀울여도 좋다. 가끔은 동전을 던지는 사람들도 있으니 노래를 할때는 앞에 작은 모자라도 하나 벗어두자. 혹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예쁘장하게 생긴 게이들의 타겟이라면 그린파크의 게이들과 친구가 될 수도 있다.

③ 악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헤로즈 백화점

하긴 한달 유럽여행 기간에 짐도 많은데 무슨 기타를 들고 다니며, 또한 화요일을 맞춰 재즈바를 간다는 것 또한 무리라고 생각하는 여행객이라면 더 쉬운 방법이 있으니 악기전문상가를 찾는 것이다. 토튼햄코트로드에 있는 VIRGIN 지하에 있는 악기전시장, 나이트브릿지 헤로즈 벡화점의 악기전시장 그리고 뉴본드스트리트의 Chappell 등에 가면 피아노, 기타 등을 쳐볼 수 있다. 나처럼 내가 쓴 곡 밖에는 연주하지 못하는 사람은 두어곡 치면 레파토리가 없어지기 때문에 길게 치고싶어도 못치지만, 만약 근사한 클래식곡 몇 곡 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여기서 또한 관객의 시선에 신경을 써야할지 모른다.
헤로즈백화점의 경우 예전에는 10개 중 값비싼 두 개 정도 못치게 해두었더니 요즘엔 10개 중 값싼 두 개 정도만 칠 수 있게 해두어 이피아노 저피아노 돌아다니면서 치기는 무리가 있지만, 가끔 운이 좋은 날에는 점원이 헤드폰을 끼고 칠 수 있는 디지털 피아노를 안내해줘서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남의 시선을 받지 않고 혼자만의 음악세계에 빠질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또한 토튼햄코트로드 근처, 소호의 악기상가들에서는 구매하고자 하는 의향을 보이면 직접 악기를 가르쳐 주기도 한다. 특히 기타를 파는 곳에서는 멋진 기타연주를 감상하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④ 가라오케 / 노래방
뭐 런던까지 와서 노래방을 찾느냐고 한심해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하지만 한국에서 매일 오래방 - 오락실 노래방 - 에서 5곡 씩 노래를 뽑아재끼던 습관에 젖엇었던 사람이라면 아무리 비싸다 비싸다 하지만 그 유혹을 뿌리치기란 여간 쉬운일이 아니다.
런던의 노래방은 한국 식당에 딸려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5시 이전에는 15파운드, 그 이후엔 20파운드를 주면 한시간에 서비스 20분 정도를 준다. (정말비싸다)

그러나 내가 이 유료(!) 노래방을 추천하는 것은 아니다. 소호의 몇몇 레스토랑 혹은 THE SPICE OF LIFE 역시 일요일 저녁시간에 가라오케 무대를 연다. 밥먹다 말고, 술먹다 말고 한 곡씩 불러주는 센스. 비록 한국노래는 찾을 수 없지만, 밥먹던 사람들 먹던 밥 다 올라오게 만들 실력의 소유자만 아니라면 공짜(!)반주에 한곡조 뽑아보는 것도 런던 생활에서의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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