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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ndon Life ]/Reviews

[ 런던에서의 문화생활 ] 1편. 음악이야기 - Part. I 음악 감상하기

런던을 떠나는 마당에 아쉬운 마음 보다도,
다음에 다시 런던을 찾을 나를 위해,
혹은 런던에 있는 / 런던을 찾을 누군가를 위해,
정리해 두고 싶은 몇가지들을 지금부터 쓴다.
여기에 담는 글들은 모두 저자의 경험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므로,
100% 믿어도 된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지만,
100% 똑같은 일이 일어난다고는 말할 수 없다.
자.. 그럼. 개봉박두. 두둥~


런던에서의 문화생활

- 1편 음악이야기 -

구경모 ( K. Martin )

문화의 도시 런던.
런던에 있는 당신.
당신이 런던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 어디까지나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모두이다 -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지금부터 차곡차곡 정리해볼까 한다.
1편에서는 먼저 내 인생, 특히 음악적인 면에서 상당한 변화를 주었다고도 말할 수 있는 런던의 음악문화에 대해 살펴보자.

Part. I 음악 감상하기

① 길거리 음악인

유럽의 거리예술가

런던이 왜 문화의 도시이던가. 바로 이 거리의 음악인들 때문 아니겠는가. 물론 유럽 여행을 다녀본 사람이라면 비단 영국 뿐 아니라 유럽 전지역 어느곳을 가도 거리 공연이 활성화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재미난 사실은 파리의 세느강 주변에서는 살사와 탱고를 섞어 추는 늙은 아저씨와 젊은 여자들을 찾을 수 있고,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는 고정된 몸동작 하나로 용돈벌이를 하는 행위예술가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반면, 유독 런던은 이 길거리 음악인들의 비중이 많다는 것이다.


이들이 활동하는 대표적인 장소는 아무래도 코벤트가든. 오전 일찍부터 상가가 문들 닫는 5~6시 무렵 까지 동시에 4~5 명 혹은 팀이 상가 구석구석에서 끊임없이 노래를 하고 연주를 한다. 공연 내용은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나와 포크송을 부르는 사람들 부터, 멋진 록음악 반주에 멋진 일렉기타 애드립을 선보이는 기타리스트, 일렉기타를 뉘여두고 피아노치듯 연주하는 조금은 다른 모습의 기타리스트, '모기도 많은데 들어가 잘까나~'를 멋진 목소리로 뽑아내는 성악가들, 비발디의 사계를 연주하는 현악 4중주 팀 등 종류도 다양하며, 역시 가장 큰 장점은 "공짜"라는 점 아니겠는가? 물론 코벤트가든에는 음악인들 뿐만 아니라 행위예술가들, 마술사, 심지어는 몸으로 마음으로 웃기는 코미디언들 까지도 만날 수 있다.

다음으로 이 길거리 음악인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곳은 지하철역. 지하도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무대 - 무대라 해봐야 여기가 무대입니다 라고 표시해둔 정도이지만 - 에서는 하루에도 수십명씩 기타를 연주하고, 노래를 하고, 섹스폰, 트럼펫, 플룻, 바이올린에 심지어는 그 비싸다는 하프까지 들고 나와서 연주를 한다. 놀라운 점은 이곳 지하철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시에서 주관하는 오디션을 보고 자격을 얻어야 한다는 점. 그말인즉슨 이들은 나름대로 검증된 프로들이란 얘기이다. 물론 가끔은 연습을 하러 나온듯 한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눈에 띈다.

그 이외에도 옥스포드스트리트, 템즈강 주변, 세인트폴 성당 주변, 가끔은 지하철 안에서도 많은 음악인들이 자신의 악기들, 심지어는 피아노까지 들고 나와 사람들 앞에서 연주를 한다. 이 모두가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들인가.

뜬금없지만 One for the MONEY! Two for the SHOW! 라는 말이 있다. 멋진 연주 멋진 노래를 들은 다음이라면 주머니의 1파운드 아깝게 생각하지 말고 냉큼 내주며 "You are Brilliant!"라는 멘트를 날리는 센스도 잊지 말자. 나 한국에서 왔어라고 말을 시작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면 영어공부에 한국도 알리고, 일석이조.

② 주변에서 음악인을 찾아라

내 친구 다라

자신의 주변에서 혹은 영국 친구들 중에서 음악을 하고 공연을 하는 친구들을 찾는 방법이 있다. 특히 어학원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일단 가능성이 스물열다섯배 정도 높다고 할 수 있겠다. 그 이유를 조금 길게 설명 해보면, 영국 역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예술가들이 배고픈나라. 특히 음악은 좋아하는데 그 실력이 자기 스스로 생계를 꾸릴만큼이 안되는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게 되는 직업이 외국인들을 상대로 영어일반과정을 가르치는 영.어.선.생. 이다. (모두가 그렇다는 이야기 혹은 그게 나쁘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이들이 전직 밴드출신이라면 그들이 노래하고 연주했던 자작곡 시디를 얻을 수 있고, 현재에도 밴드활동을 하는 선생이라면 그들의 공연에 초대 받아 갈 수 있다. 대게 록음악을 하는 친구들이지만 간혹 하우스 음악을 하는 녀석들을 만나면 공연장이 아닌 클럽에 초대받는 경우도 생긴다.

이렇게 공연장에 가서는 다리를 쭉쭉 펼쳐라. 영국 역시 정말 좁은 동네. 재수 좋으면 엘튼존이나 로비윌리암스랑 친구인놈을 친구로 두게 될 수도 있다. (아마도 그친구들 역시 76.9%는 게이겠지만... 쿨럭)

다라(Daragh)의 2001년 음반 中 1000 TIMES


③ 직접 공연장을 찾자
유명~한 음악인들의 대형 공연을 보는 것도 좋지만, 돈도 돈이고, 돈이 있다손 치더라도 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자~ 자.. 그러지들 말고 집 주변, 혹은 시내 곳곳에 있는 재즈바와 록카페를 찾아보자. 이들 대부분이 거의 매일 저녁 8시에서 11시 사이에 공연을 가지고 있으며, 공연에 참가하는 사람들 역시 프로 뺌치는 막강한 실력의 소유자들이다. 입장료 단돈 몇 파운드에 시원한 맥주와 함께 세시간씩 공연을 보고난다면, 절대 돈이 아깝다는 생각 따위는 들지 않을 것이다. 거기다가 국제학생증을 보여주고 학생할인을 받는다면 더더군다나.

④ 세계 각국의 음악을 즐기고 싶다
런던은 일찍부터 외식문화가 발달한 나라. 런던 시내에는 한국 식당은 물론, 중국, 일본, 베트남, 타이 등 아시아계 식당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터키 등 유럽 친구들 전통음식까지 맛볼 수 있다.
또한 각각의 레스토랑들은 그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선보이기 마련인데 전통음식점의 대부분이 - 특히 한국 중국 터키가 심하다 - 자기네 나라 음악들을 식당 배경음악으로 사용하고 있다. 월드뮤직에 관심이 많다면, 세계의 음식맛과 함께 굳이 여행을 가지 않고도 접할 수 있다.

⑤ 라디오를 듣자
런던의 대표적인 라디오 방송 중 "Less Talk, More Music" 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주구장창 음악만 틀어주는 채널이 있으니 바로 105.4Mhz London MAGIC. 귀에 익은 노래들을 녹음이라도 해둔 것 처럼 반복해서 자주자주 틀어주기 때문에 유행가 외우듯 팝송을 외울 수 있는 장점도 있고 주류음악의 흐름 역시 알 수 있다.
재즈 혹은 록 등 한 장르의 음악을 듣고 싶다면 인터넷에서 BBC의 장르별 방송들을 찾아서 듣는 것도 한 방법이다.

⑥ 음반매장을 찾아라
음반을 사서 들으란 유치한 개그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도 갑자기 음악이 듣고 싶을 때, 기다리는 친구가 오지 않을 때 등의 상황에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영국 역시 미리듣기 부스들이 많이 설치되어 있다. 신보들을 확인하고 다리가 좀 아프더라도 서서 앨범 전체를 다 들어보는 것도 좋고, 굳이 그러고 싶지 않다면 매장에서 추천하는 몇곡들만 뽑아서 들어도 좋다.

음반 매장 곳곳의 지능화된 컴퓨터에서는 뮤직비디오를 검색하고 감상할 수 있으며, 또한 운이 좋아 사람들이 많이 없다면 DVD 타이틀 시연장에서 가수들의 공연을 소파에 앉아 편안히 감상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