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시비에 휘말려 사장된 곡. 귀천도애
한참 요 근래에 표절이다 뭐다 해서 말이 많은데,
예전엔 표절 시비만 붙어도 한 가수가 매장이 되곤 했었던 기억이 난다.
표절명곡이라 불리는 이 곡의 작곡자는 서영진으로 되어 있으나,
김민종은 표절의 책임을 통감하며 활동을 중단하였었고,
룰라는 천상유애라는 곡이 도마에 올라 역시 눈물 뚝뚝 흘리고 팬들 곁을 떠났었다.
최근에는 이효리의 'Get Ya'가 표절시비에 휘말려 이효리가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많은 좋은 곡들이 표절이라는 이유로 불리어지지 않았고,
가수들 역시 자취를 감추었다.
그때는 두마디 이상 같으면 표절이라는 말도안되는 법적 제재도 있었고,
그것을 이용해서 한마디 반만 표절하는 비양심들도 많았으며,
그와중에도 음악인으로서의 책임의식, 혹은 양심 같은 것도 분명 존재했었던 것 같다.
최근 이슈가 된 한국 가요 표절 동영상.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은 어처구니 없음이었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니 뭐니 하는 그들이 말하는 이유 보다도,
그저 창작의 고통을 모르는 사람의 장난질 정도로만 생각되어지더라.
그렇게 부분 부분만 들어서 비슷한 곡들이 어디 한둘인가.
코드만 같아도 같은노래 같은데.
궁금한게 생겼다.
길거리 지나가다가 의식도 하지않고 들었던 멜로디가,
나중에 내 머리 속에서, 내가 그려둔 악보집 속에서 나오게 되었을 때,
나는 그걸 과연 표절이라고 내 스스로 인정할 수 있을까?
얼마전 무릎팍도사를 보니,
이승철씨가 나와서 '소리쳐' 표절 의혹에 대한 변을 늘어 놓던데,
'소리쳐' 같은 곡은 절대 뜨지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이승철이
주변사람들의 권유로 그 곡을 타이틀로 했다는 얘길 했으면서,
표절이 아니면 아닌거지,
원곡자에게 표절인거같냐고 묻기는 왜 묻고,
인용인거 같다는 대답을 듣고 돈은 또 왜 지불한걸까?
작곡가인 홍진영씨는 어떤 생각이었을까? 단지 억울해하고 끝날일인가?
나는 음악하는 사람들의 양심을 믿는다.
홍진영씨가 'Listen To My Heart'라는 곡을 들어본 적이 없을것이라는 것을 믿고,
행여나 우연히 들었었다고 하더라도 기억을 못할 것이라는 것을 믿는다.
노래를 부른 이승철씨는 후에라도 그 곡을 알았으니 원곡자에게 의견을 들었을 것일테지만,
그리고 그날 방송의 이승철씨 태도가 썩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었지만(표절동영상에 욱!했던 모양이다),
"20여년을 노래한 가수에게 너무 수치스러운 평가"라며
자신이 그렇게밖에 평가를 받지 못하는가 자책하는 모습에서,
그리고 그 속에 비춰진 남다른 자부심 혹은 자신감을 갖는 모습에서 믿음이 생겼다.
문제는 사실을 혹은 현실을 받아들이는 자세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 나의 노래를 듣고,
아! 이거 어디서 많이 듣던 노래 같은데. 라고 느끼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다.
그만큼 멜로디가 익숙하게 와닿는다는 말로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곡이 어떤 곡과 비슷하다가 되었을 때는, 대상이 있을때는 얘기가 다르다.
그 곡을 들어보고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들어본 적이 있었던가? 라고 자신에게 되묻고,
실수라면 겸허히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할 것이며,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의 곡이 확실하다면
군소리 없이 사람들이 뭐라건 아닌건 아닌거라고 우길줄도 알아야 할 것이다.
내노랜데 뭘.
어중간한 모습은 싫다는거다.
그리고,
잣대가 없다고 해서,
들키지 않을 수 있다고 해서
도둑질을 하는 일은 당연히 없어야 할 것이다.
부디,
좋은 곡들이 의혹만으로 사장되지 않고,
신뢰와 믿음속에서 사랑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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