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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다반사 ]/주저리 주저리

트위터의 섬뜩한 단점

트위터의 글들을 확인하다가 문득 이외수님의 글귀에 눈길이 갔다.

라면을 끓일 도구가 없어서 생라면을 먹는 사람과 라면을 끓이기 귀찮아서 생라면을 먹는 사람을 똑같이 취급하면 안 된다. 그러나 때로 세인들은 보이는 현상만으로 두 사람을 똑같이 취급한다. 당연히 어느 한 쪽의 억울함 따위도 묵살될 수밖에 없다.

공감이 가는 내용이라 Retweet 하려는데 아래에 (거의)같은 글이 두 개가 함께 보였다.
라면을 면으로 고쳤다가 다시 라면으로 고친 흔적이었는데, 단어가 주는 의미때문이라기 보다는 첫 줄의 마지막 단어가 끊어지는 것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정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유가 중요한 것은 아니고 - 그것은 이외수 선생님만 알고 계시겠지- 이렇게 수정한 글 하나하나가 아래처럼 본인의 트위터에서는 삭제가 되지만 팔로워의 리스트에는 남아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순간이었다.

내 트위터의 이외수님 글

이외수님 트위터의 글



문득,
쌀은 쏟으면 주울 수 있어도 말은 쏟으면 못줍는다는 속담이 생각 났나. 트위터는 사람이 말을 하는 것과 같아서 내가 한 말을 나는 안했다고 고쳐서 다시 이야기 하더라도 들은 사람들은 그 모든 말들을 기억하고 있는 엄청난 단점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어쩌면 그 치명적인 단점 때문에 사람들이 트위터에 열광하는지도 모르지만.

트위터를 하려면, 대중 앞에 서서 이야기를 하듯 한 글자, 한 글자 정성들여 내뱉고 쓸줄 알아야 겠다.


얼마전 비슷한 이유로 같은 글을 몇 번이고 지웠다 고쳐썼다를 반복한 적이 있었다.
가슴 아픈 이별 노래 "THE LAST GOODBYE" RT http://bit.ly/dba2bh
이 글귀를 만들기 위해 몇 번을 고쳐썼었는지 -열손가락 안인듯- 사실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다만 그렇게 고쳐쓴 내 흔적들이 모두 남아있을 것을 생각하니 부끄럽고 팔로워들에게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