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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다반사 ]/주저리 주저리

트위터의 섬뜩한 단점

by K. Martin 2010. 7. 13.
트위터의 글들을 확인하다가 문득 이외수님의 글귀에 눈길이 갔다.

라면을 끓일 도구가 없어서 생라면을 먹는 사람과 라면을 끓이기 귀찮아서 생라면을 먹는 사람을 똑같이 취급하면 안 된다. 그러나 때로 세인들은 보이는 현상만으로 두 사람을 똑같이 취급한다. 당연히 어느 한 쪽의 억울함 따위도 묵살될 수밖에 없다.

공감이 가는 내용이라 Retweet 하려는데 아래에 (거의)같은 글이 두 개가 함께 보였다.
라면을 면으로 고쳤다가 다시 라면으로 고친 흔적이었는데, 단어가 주는 의미때문이라기 보다는 첫 줄의 마지막 단어가 끊어지는 것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정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유가 중요한 것은 아니고 - 그것은 이외수 선생님만 알고 계시겠지- 이렇게 수정한 글 하나하나가 아래처럼 본인의 트위터에서는 삭제가 되지만 팔로워의 리스트에는 남아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순간이었다.

내 트위터의 이외수님 글

이외수님 트위터의 글



문득,
쌀은 쏟으면 주울 수 있어도 말은 쏟으면 못줍는다는 속담이 생각 났나. 트위터는 사람이 말을 하는 것과 같아서 내가 한 말을 나는 안했다고 고쳐서 다시 이야기 하더라도 들은 사람들은 그 모든 말들을 기억하고 있는 엄청난 단점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어쩌면 그 치명적인 단점 때문에 사람들이 트위터에 열광하는지도 모르지만.

트위터를 하려면, 대중 앞에 서서 이야기를 하듯 한 글자, 한 글자 정성들여 내뱉고 쓸줄 알아야 겠다.


얼마전 비슷한 이유로 같은 글을 몇 번이고 지웠다 고쳐썼다를 반복한 적이 있었다.
가슴 아픈 이별 노래 "THE LAST GOODBYE" RT http://bit.ly/dba2bh
이 글귀를 만들기 위해 몇 번을 고쳐썼었는지 -열손가락 안인듯- 사실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다만 그렇게 고쳐쓴 내 흔적들이 모두 남아있을 것을 생각하니 부끄럽고 팔로워들에게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