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일상다반사 ]/주저리 주저리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나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故 노무현 前 대통령 유서 전문

토요일 아침, 나를 깨운 비보.

도대체 무엇이 그분을 죽음에 까지 이르게 했는지.

낯짝 두꺼운 많은 분들 아직 살아 떵떵거리고 있는데,
그 강직한 성품 조금만 다스리시어 오래오래 좋은 사회 만들기에 힘써 주셨으면 좋았을것을.

제대하면 봉하마을을 찾아,
멀리서나마 그 모습 보고 싶었는데,
이제는 조금 더 자유롭게, 조금 더 가까이서 그 비석에 조문할 수 있게된 것이
오히려 저에게 있어 더 가까울 수 있는 기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통령이라는 큰 짐을 마치고 내려오시는 길에,
"아~ 기분좋다아~" 외치시던 모습이 아직 기억 납니다.
기억하겠습니다.
당신께서 하셨던 모든 일들.
부디 모든 근심 걱정 놓으시고,
편히 잠드소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