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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다반사 ]/주저리 주저리

집을 팔려면 신발장에 가위를 걸어 둬라!?

3년 넘게 살았던 다대포에서의 생활을 접고,
당리동의 집을 이쁘게 고쳐서 이사를 했다..
월요일날, 그것도 비오는 월요일에 이사를 하게되어 다음주 주말에나 집에 가볼 수 있게 되었지만,
덕분에 옛집에 들어가는 느낌이 아닌, 새로운 내 집에 들어가는 설레임이... 나에겐 주어졌다.


집을 팔려면 신발장에 가위를 걸어둬라!?

집에 안팔려서 걱정을 하고 있던 찰나에 재미난 일이 있었다.
이야기는 아부지부터 시작된다.

얼마전에 아부지께서 양산에서 함안으로 이사를 했는데,
집이 안팔리고 있어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셨나보다.
그때, 할머니께서 남의 집 가위를 가져와서 신발장에 달아두면 집이 팔린다는 말이 있다고 그렇게 해보라고 하셨단다.
뭐, 밑져야 본전이니 한 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할머니께서 가져다주신 가위를 걸어두었는데,
아니나다를까 그다음날 사람들이 집을 보러오더니 집이 팔렸다는 이야기다.



우연도 한 번이지 두 번 그러겠니?

그러고 얼마뒤,
서울사시는 작은아버지께서 사촌동생 학교문제 때문에 이사를 가게 되었다.
들어갈 집은 이미 계약이 끝나고 이사 날짜도 잡혀있는데,
이넘 집이 안팔리더란말씀.
그때 할머니의 귀신같은 한마디가 작은어머니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차마 다른집 가위를 보란듯이 걸어두지는 못하고 집에 있는 가위를 신발장 안에 숨겨 달아 두셨다고 한다.
그래... 두 번은 그럴수도 있다.
역시 다음날 사람들이 찾아와 바로 계약이 성사되고, 집은 팔렸다.


삼세번이면 미신도 진리가 된다.

이번엔 우리집 이야기다.
할아부지 49제 막제때 위의 두 이야기를 들었다.
안그래도 집이 안팔려서 걱정하고 있었는데, 요거다 싶은 생각이 들어 어머니께 말씀 드렸다.

며칠 후, 어머니께 집이 팔렸다는 전화를 받았다.
내가 제일 먼저 물어본 말은 "얼마에 팔렸어요?" 가 아니라,
"가위 걸어놨어요?" 였다.
역시 어머니께서 가위를 걸어두신 이튿날 집이 팔렸다고 하셨다.


미신속에 담긴 재미있는 심리

이렇게 세 번의 신기한 경험을 하다보니, 그 뜻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예로부터 신발장에 가위를 걸어두는 의미는,
옛집과의 인연을 가위로 끊는다는 의미라고 한다.
옛집에 대한 미련 혹은 추억들을 가지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집으로 홀가분하게 떠나는 의미가 되겠지.

전세방 벽보를 붙일 때, 꺼꾸로 붙이면 방보러 사람들이 많이 온다는 속설이,
관심을 집중시키는 광고효과에서 나오는 것임은 많이들 아는 이야기지만,
신발장 속의 가위는 도대체 어떻게 논리적으로 해석이 가능한걸까?

내가, 그 인연 잘라줄게.


세상에는 참 아리송한 일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