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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다반사 ]/기타..

[펌] 김세황의 넥스트 복귀에 대한 신해철의 글

by K. Martin 2005. 12. 11.
넥스트 멤버 보강 내용 공개


안냐세요 팬 여러분 편지 시리즈 중의 첫 번째가 멤버 보강에 대한 공지가 되어버렸심다. 또 인권 공방에서 여섯번째 멤버를 확인한 분덜이 현장에 안오신 놈덜을...아 죄송함다. 안오신 분들을 약올리느라 공개를 하지 않고 있어서 쌍당히 궁금해 하시는 듯 하군요.


1. 여섯번째 멤버는 지미(김세황) 입니다.
이로써 넥스트는 세황-데빈을 투톱으로 기용하는 6인조 체제로, 역대 사상 가장 많은 인원수의 포맷이 구성 되었습니다.


2. 두 사람의 역할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덜에게 설명하겠습니다.
두 명의 기타리스트를 기용하는 포매이션은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래트(워렌 디 마티니-로빈 크로스비)의 경우는 솔리스트와 리듬 파트가 분명히 나뉘는 체제로, 우리 나라는 흔히 이것을 훠스트 기타, 세컨 기타라고 부르는데 잘쓰이지 않는 표현입니다.


주다스 프리스트(글렌 팁튼-케이 케이 다우닝)의 경우는 흔히 이야기하는 트윈 리드기타 체제로, 두사람이 경쟁하듯 솔로를 칩니다. 그러나 사실은 이런 경우에도 역할분담은 존재 합니다.


나이트 레인저(브래드 길리스 -제프 왓슨)의 경우는 특이한데, 솔로 애드립에서는 브래드 길리스가 우선권을 갖지만 제프왓슨의 에잇 핑거 주법이 수시로 튀어나오며 경쟁을 합니다.


90년대 이후 소위 하드코어 음악의 등장 이후에는 팀에 두명의 기타가 모두 솔로를 치지않고 (혹은 칠줄 모르거나) 리듬만을 갈겨대는 팀도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넥스트의 경우는 무엇이냐.


축구에 비교하겠습니다.
킬러 스트라이커(세황)-쉐도우 스트라이커(데빈)이라는 역할 입니다.
김세황의 가입으로 데빈의 입지 축소를 염려 하는 팬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는 모르시는 말쌈입니디.


축구에서의 쉐도우 스트라이커는 최전방을 오가며 창조적인 플레이로 킬러 스트라이커가 골을 넣을 찬스를 좌충우돌 만들어 냅니다.
그러다가 결정적인 기회가 있거나 수비수들이 킬러 스트라이커에게 몰릴때, 스스로 결정타를 먹입니다.


사실, 데빈이 '라젠카 세이브 어스'의 솔로를 치는 것은 그다지 어울리는 그림은 아닙니다.
그는 오히려 건즈 앤 로지스의 슬래쉬와 비슷한 타입의, 남성적이고 선이 굵은 미국식 연주를 하는 플레이어 입니다.
게다가, 현재 녹음 중인 넥스트의 5.5집 앨범 이후의 "넥스트 666" 앨범에서 데빈은 이미 5년 이상 손발을 맞춘 나를 도와 엄청난 스케일의 프로듀싱을 지원해야 합니다.
(어마어마한 스펙타클 영화라고 보시면 됩니다.)


데빈-해철 컴비네이션의 아이디어를 김세황이라는 스페셜리스트가 가세해 '표현' 해내며, 이 '표현'을, 데빈은 이제 과거 김세황이 쳤던 솔로를 재현하는데 시간을 쓰지 않고 자신의 것을 만드는데 집중 할수 있습니다.


이 김세황(스트라이커)-데빈(쉐도우 스트라이커)라는 라인업을 만들기 위해 나는 2년이상의 협상과 설득을 통해 공을 들였습니다.
두 사람은 이제 '넥스트666'의 비전을 위해 단결한 상태입니다.


여기에 언제든지 오버래핑하여 공격에 가담 할 수있는 윙백인 원상욱, 기타와 키보드, 보컬 모두에서 통용 되는 멀티 플레이어 동혁, 두뇌파 골키퍼 쭈니 이 라인업은 넥스트의 최종 진화형의 일보 지전에 들어섰다고 감히 생각 됩니다.


나는 레코딩 엔지니어링 공부를 통해 내가 원하는 소리를 만들 힘을 손에 넣었지만, 아무리 기술이 뛰어난 영화도 스토리와 배우가 탄탄하지 않으면 쓰레기 더미에 불과 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있고, 국가대표급의 라인업을 만들기 위한 작업을 어쩌면 내 반평생 동안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3. 단단히 굳어진 것처럼 보이는 5인조의 라인업이 변화됨에 따라 김세황 가입 이후 더 이상의 멤버 변동이 없으리란 보장이 없지 않느냐....라는 우려가 있더군요.


냉정히 말하겠습니다. 밴드는 친목단체가 아닙니다.
넥스트는 지난주의 회의에서 전원 평등한 파트너쉽 으로서의 운영을 폐기 했습니다.
앞으로의 결과물에대해서 밴드의 리더인 내가 가장 우선적으로 책임을 지며, 밴드의 방향은 리더인 내가 단독으로 지시하고, 게으르거나 분위기를 다운 시키거나 의견에 동의 하지 않는 멤버는 해고 될 것입니다.
따라서 향후 멤버 변동의 가능성은 24시간, 365일 무차별로 진행됩니다.
나를 욕하려면 얼마든지 하십시오.
그렇지만 단 한가지, 나는 인간성이 좋은 사람으로 비치고 싶어서 밴드를 하는것이 아닙니다.


나를 욕하려거든 팬을 그만두십시오.
하지만 나를 도우려거든 해주실 일이 있습니다.
넥스트의 음악을 들어 본 사람들이 우리를 우습게 여긴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넥스트의 음악을 직접 들어보지 않고 꿀꿀 거리는 사람들을 콘서트장으로 데리고 오십시오.
그 이후의 일은 넥스트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이제 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넥스트의 97년 해산 당시 '이대로 계속 가면 우리는 빙하기의 공룡이 될 뿐이다' 라고 했던 말씀을 기억하시는지요.
이제 빙하기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잠자는 공룡을 깨우는 것은 당신들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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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는 있는데 '표현'은 하기 힘들다라는 신해철의 말은,
데빈이 음악적인 역량은 대단한데 기타실력만큼은 김세황한테 안된다로 들리는군.
뭐 사실인 것 같기도 하고.


문득,
상황이 조금 틀리지만,
지금은 해체된 MR.BIG에 폴길버트가 돌아오면서 5인조로 다시 바뀌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되더라만..


밴드는 친목단체가 아니다라는 신해철의 말에서 그의 프로정신을 느끼면서,
동시에 넥스트의 해체에 대한 나의 가설 역시 맞아떨어지는 듯한 기분도 들고.


패닉도 4집을 냈고,
조만간 넥스트 음반도 나오겠고..
한국 들어가면 음악 들을거 많아 좋겠네.


기대합니다. 마왕.





덧. 이 시점에서 나의 블로그를 찾은 당신들은..
나에게 당신 새음반은 언제 나오냐고 한 번 쯤 물어봐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