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의반 타의반으로, 제법 오랜시간 해왔던 강의를 마무리하며, 오늘 마지막 성적표를 확인했다.
영상매체실습 4.527 / 5.0
미디어아트 4.525 / 5.0
2012년, 무려 4년전 이맘때썼던 리뷰에서 확인할 수 있는 그것으로부터, 점수 뿐 아니라 생각도 수업방법도 학생들을 대하는 자세도 조금씩은 단단해지고 있었는데 이제는 어떻게든 정리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
강의위주의 수업이 아니어서 수업준비에 대한 부담감이 적었던 반면 매번 수업을 마칠 때마다 내년엔 진짜 못하겠다며 힘들어했을 만큼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었고 졸업작품엔 욕심이 없는지 관심이 없는지 1년을 그냥 보내는 듯 하다가도 완성품들을 하나둘 뜯어보다보면 정말 많은 고민과 수고의 흔적들을 느낄 수 있었으며 말 안듣고 수업 안나오고 애먹이고 괴롭히는 녀석들 때문에 속상 하다가도 연말이라고 명절이라고 복 많이 받으시라며 연락오는 친구들을 생각하면 시원한 마음 보다는, 그래, 섭섭한 마음이 훨씬 더 크다.
가르치면서 배웠다는 달달한 말 보다 가르치기 위해 공부 했었다는 고백을,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공유하고 더 큰 무엇을 만들 수 있게 도왔다는 섣부른 자부심 보다는 이렇게 평생 누군가를 가르치면서 살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쓰고 선생이 되고싶다)는 욕심을 늘 이야기하지만 사실 현실은, 눈앞의 현실은, 돈을 벌기 위해 프로그램을 짜야 하는 프로그래머로의 삶 그 이상 그 이하 딱 그만큼. 팍팍한 그 현실에서 활력이 되어 준 수업이었는데 이제는 진짜 마무리한다.
이 소중한 기회를 만들어 주셨던 김철기 교수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매년 생각과 시간을 나누던 친구들 모두 고맙습니다.
언젠가 기회와 여건이 허락하는 때에 꼭 다시 하고 싶은 수업이었으며, 이 느낌은 꼭 남겨두고 싶다.
그리고 나는, 조금 더 치열한 삶 속으로 깊게 집중해보려 한다. 달려보자.
2011
.
.
2012
2013
2014
2015
2016
.
.
.
'[ 일상다반사 ] > 주저리 주저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빠가 복면가왕에 나오면 좋겠어 (0) | 2016.09.03 |
---|---|
교통사고, 기사의 변명 (0) | 2016.07.19 |
글을 쓴다는 것 (0) | 2016.01.07 |
민간인 불법 사찰을 대하는 나의 자세 (2) | 2012.04.03 |
2011년도 2학기 나의 강의 성적은? (0) | 2012.0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