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러 갑니다, 카쿠타 미쓰요 소설, 송현수 옮김
제목이 너무 자극적이어서 살짝 거부감이 드는, 혹은 그런 자극을 이용해서 책을 팔려고 하진 않았을까 의심이 되는 이 책 『죽이러 갑니다』는, 애석하게도 그런 이유 때문에 일년에 채 한두권도 책을 읽지 않는 내 시선으로 들어왔다.
책은 7가지의 다른 일상의 기억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고, 그점 역시 페이지 두 장만 넘겨도 등장인물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고 집중력을 잃어버리는 내게는 큰 장점이었으리라.
'사람을 죽이고 싶도록 미워해 본 적이 있던가?'
소설은 버스 뒷자리에서 우연히 엿듣게된 "사람을 죽이러 갑니다"라는 말 때문에 자기 자신은 사람을 죽이고 싶도록 미워한 적이 있는가를 생각하는 것으로 부터 시작한다.
미움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흔하디 흔한 일상적인 생각이지만, 죽이고 싶도록 밉다 혹은 미워서 죽이고 싶다라는 생각은 과연 무엇일까? 소설에서는 나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차별해서 유년시절의 기억이 초등학교를 탈출하고 싶은 생각 밖에는 들지 않게 만들었던 선생님에게서, 단 한번도 지지않고 나의 단점을 들추어내는 남편에게서, 나를 스토킹하고 내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내게서 멀어지게 만든 헤어진 남자친구에게서 죽이고 싶다는 욕구를 느낀다. 하지만 이내 그 일상적인 미움과 증오가 어떻게 할 수 없고 실행할 수 없는, 그냥 마음속에서 나를 괴롭히는 변하지 않는 현실이라는 점이 쓸쓸하다.
과연 나는 언제, 누군가를 죽이고 싶도록 미워한 적이 있었던가? 문득 책을 읽던 중에 초등학교때부터 내 과거를 회상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3학년, 보이스카웃을 시작한 나는 5학년 형에게 이유없는 괴롭힘을 당했다. 그가 보낸 경멸과 무시, 폭력은 내가 단 한번도 겪은적 없었던 일들이었고 참아내기 힘든 순간순간이었다. 나를 욕하는 동안 보인 그 형의 버릇중에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 나는 것이, 오른쪽 손을 힘없이 들고 있는 (팔꿈치는 옆구리에 닿고, 팔의 각도는 90도쯤이었으며, 손은 힘을 빼고 축 늘어진 형태) 모습인데, 그 모습이 너무 싫어서 내가 아닌 누가 그런 포즈로 있어도 자세를 고쳐주려 애쓰는 버릇이 생겨버렸다. 그사람에 대한 기억은 나를 무지하게 괴롭혔다는 것과 그사람의 그 팔 동작, 단지 그것 하나 뿐이지만, 지금까지도 그 팔동작 하나에 민감한 나를 보면서, 어쩌면, 그래서 더 서글프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사람을 찾아서 이런 내 기억을 토대로 복수를 하고 싶다거나 그사람이 불행하게 사는 보습을 보고싶다거나 그사람에게 사과를 받고 싶다거나 원망을 퍼붓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단지 내 마음속에 목표를 잃은 증오가 아직 남아있다는 것이 힘든 것이다.
소설은 버스 뒷자리에서 우연히 엿듣게된 "사람을 죽이러 갑니다"라는 말 때문에 자기 자신은 사람을 죽이고 싶도록 미워한 적이 있는가를 생각하는 것으로 부터 시작한다.
미움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흔하디 흔한 일상적인 생각이지만, 죽이고 싶도록 밉다 혹은 미워서 죽이고 싶다라는 생각은 과연 무엇일까? 소설에서는 나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차별해서 유년시절의 기억이 초등학교를 탈출하고 싶은 생각 밖에는 들지 않게 만들었던 선생님에게서, 단 한번도 지지않고 나의 단점을 들추어내는 남편에게서, 나를 스토킹하고 내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내게서 멀어지게 만든 헤어진 남자친구에게서 죽이고 싶다는 욕구를 느낀다. 하지만 이내 그 일상적인 미움과 증오가 어떻게 할 수 없고 실행할 수 없는, 그냥 마음속에서 나를 괴롭히는 변하지 않는 현실이라는 점이 쓸쓸하다.
과연 나는 언제, 누군가를 죽이고 싶도록 미워한 적이 있었던가? 문득 책을 읽던 중에 초등학교때부터 내 과거를 회상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3학년, 보이스카웃을 시작한 나는 5학년 형에게 이유없는 괴롭힘을 당했다. 그가 보낸 경멸과 무시, 폭력은 내가 단 한번도 겪은적 없었던 일들이었고 참아내기 힘든 순간순간이었다. 나를 욕하는 동안 보인 그 형의 버릇중에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 나는 것이, 오른쪽 손을 힘없이 들고 있는 (팔꿈치는 옆구리에 닿고, 팔의 각도는 90도쯤이었으며, 손은 힘을 빼고 축 늘어진 형태) 모습인데, 그 모습이 너무 싫어서 내가 아닌 누가 그런 포즈로 있어도 자세를 고쳐주려 애쓰는 버릇이 생겨버렸다. 그사람에 대한 기억은 나를 무지하게 괴롭혔다는 것과 그사람의 그 팔 동작, 단지 그것 하나 뿐이지만, 지금까지도 그 팔동작 하나에 민감한 나를 보면서, 어쩌면, 그래서 더 서글프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사람을 찾아서 이런 내 기억을 토대로 복수를 하고 싶다거나 그사람이 불행하게 사는 보습을 보고싶다거나 그사람에게 사과를 받고 싶다거나 원망을 퍼붓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단지 내 마음속에 목표를 잃은 증오가 아직 남아있다는 것이 힘든 것이다.
지극히 현실적이어서 손을 때지 못하고 보았던 책, 죽이러 갑니다.
좋은 책은 교훈을 준다 하지만, 교훈을 주는 지침서 같은 책보다는 일상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수필같은 단편들이 참 와닿는다. 덕분에 올 한 해 책을 많이 읽자!라는 목표도 세운다. 책을 많이 읽고 나또한 그런 생각들을 글로 쓰고 싶다는 욕구와 함께.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 동생 덕분에 집에 읽지 않은 좋은 책들이 항상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또 한 권의 책을 선택하기 위해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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