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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다반사 ]/문화생활 (영화)

내꿈이야, 즐거운 인생

아! 뺀드 하고 싶구나!
영화 즐거운 인생

주의 : 이하 스포일러 있음


은행에서 정리해고 된 뒤, 학교 선생님의 백수 남편으로 놀고먹는 기영씨(정진영 분).
하루 용돈 만원.
원래 밴드의 기타이자 보컬을 맡았던 상호의 죽음을 계기로 밴드에 대한 열정이 다시 불타오른다.

돈 잘버는 가장이었던 성욱씨(김윤석 분), 그는 회사에서 짤린 후 낮에는 퀵서비스,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며 가족들을 먹여살린다. 부인은 금새 남편이 복직할 것으로 믿고 아이들을 비싼 학원이며 과외를 시키며 살지만, 남편은 그런 현실이 힘들기만 하다.

부인이랑 자식들 캐나다에 유학보내고 혼자 중고자동차시장을 운영하는 혁수씨(김상호 분). 그래도 주인공들 중에는 제일 능력있는 사람.

상호의 아들 현준(장근석 분)
기영씨는 현준에게 상호가 일했던 밤무대를 소개해달라고 하지만 녹쓸어버린 실력으로는 밤무대의 문턱을 넘기도 어렵지만, 현준의 세련된 보컬과 신세대적인 음악성에 힘입어 아저씨들의 실력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킨다.

홍대 등지에서 공연을 하며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도 한 때,
기영씨의 아내는 기영씨가 젊은 여자와 바람을 피는 것으로 오인을 하기도 하고,
성욱씨의 아내는 무능한 남편에게 자식들을 맡기고 집을 나가버린다.
그리고 상호씨의 아내 역시 아이들과 캐나다에서 머물겠다며 이혼을 요구한다.

상호가 남아있던 차 다 팔아 이혼위자료를 갚고, 얼기설기 얽혔던 마음의 실타래를 조금씩 풀어가며 그들은 상호의 가게자리에 활화산 LIVE 조개구이집을 열게되고, 그곳에서 그들은 그들의 꿈을 찾는다.


즐거운 인생

영화의 설정은 다소 무리가 있다.
극단적인 상황에 처한 세 사람.
뭐 그것이 어쩌면 우리의 현실과 맞닥들여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돈 없는 백수들.
그들의 모습은 왠지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연습실 빌릴 돈이 없어서 떠돌던 그 때를 떠올리게 하지만,
영화에선 마침 그래도 상호가 돈이 있어,
친구들 악기도 사주고(물론 돈을 빌려준 것으로 보아야 겠지만, 혹은 스폰서?) 공연장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을 보면,
뭐 영화는 영화인 듯. ㅋ

즐거운 인생을 노래할거야!


밴드.
한 번 이라도 해 본 사람이라면,
함께 호흡하며 뛰어노는 무대위에서의 경험을 단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그 중독성을 이해할 것이다.
왜들 그렇게 먹고 살기 힘들면서도 그것을 하려고 하는지 말이다.

아. 나도 나이들면 제일 하고 싶은 것이 라이브카페 혹은 클럽 더 나아가 공연장을 차리는 것인데,
영화속의 그들은 그 어려운 속에서도 그들의 꿈을 이루어 내었다.

나의 꿈! 나의 음악!


영화를 보면서 기영씨가 제일 부러운 이유는,
단지 그 부인이 학교선생님이어서는 아닐 것이다.
그가 그 스스로 얼마나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지. 정작 닮아야 할 부분은 사실 그것임을 느낀다.
(같이 사는 부인은 못살겠다고 노래를 노래를 부를 수도 있지만서도)

영화 보는 내내,
뒷자리 사람들이 내 웃음소리를 듣고 다시 웃을 정도로 너무 즐거웠지만,
가슴 한곳이 짠~해지는 것은,
대한민국의, 언젠가 가정을 지켜야될 남자들이라면 모두 똑같으리라.


즐거운 인생 OST 중 "터질거야"


어떻게 돈을 벌고,
어떻게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어떻게 아이들을 키우고,
어떻게 부모님을 잘 모시면서,
어떻게 내 꿈을 잘 펼쳐갈 수 있을지... 심각하게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였다.

나의 꿈.
그리운 밴드시절.

또 한 번 하고싶다.


Seven Impossibledays & Shine, Martin Band (마틴밴드), 2006


그나저나,
장근석 노래 참 맛깔나게 잘 하더군.
아저씨 세 분. 영화 시작하고 배웠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멋진 연주도 좋았고,
그들의 연주 만큼이나 빛나는 연기력도 참 좋았다.

어쩌면,
밴드도 밴드지만,
그들처럼 여러 인생을 살 수 있는 연기자가 더 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음악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
음악의 로망을 꿈꾸며 보아야 될 영화.
톰행스가 만든 THAT THING YOU DO,
그리고 즐거운 인생 추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