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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다반사 ]/문화생활 (영화)

D-WAR, 그리고 심형래의 열정

8월 1일.
개봉날 영화를 본다는 것은 남들에게 나의 감상을 먼저 들려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좋다.



D-WAR.
한마디로 이야기 하자면,
꼭 한번 보고 같이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을법한 영화다.

D-WAR는 대단한 영화다. 영구아트의 그간 노하우가 집적된 그래픽은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대한민국 혹은 동양의 전설들을 이렇게 외국사람들이 잘 알수있게 만들어진 영화도 드물다.

영화 곧곧에서 묻어나는 우뢰매적인 공중곡예와 영구스러운 몸개그, 심형래감독의 위트는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을 흐뭇하게 하며, 용이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승천하는 장면에서 흘리는 "용의 눈물" 그리고 엔딩크레딧의 "아리랑"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기에도 충분하다.

아쉬운 점이라면 영화를 본 뒤 90분짜리 예고편을 본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되는 것이랄까.
이는 짧은 러닝타임의 압박에서 빠진 드라마적 요소가 없기때문에? 아니면 너무 두서없이 압축되어 있어서?
혹은 알게모르게 내 머리속에 자리잡은 그런 선입견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 선입견이라는 것 말인데, 미국에서 적게는 1,700개 많게는 4000개가 넘는 개봉관에 영화가 걸리는 것 만으로 칭찬받아야할 이 대한민국의 영화가, 심형래감독이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평가절하 된다는 사실이 조금 우습다.

더 지루하고 더 길었으면 오히려 좋지 않았을까라고도 한번은 생각해보게 된다. 그렇지만 이내 조폭영화에서도 스토리가 필요한 우리나라 영화시장에 오히려 볼거리를 많이 제공하는 또다른 형태의 영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것은 나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영화는 영화만으로 평가 받아야 하며, 그런면에서 D-WAR는 좋은 영화다.
시종일관 눈을 떼지 못하고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고, 단순히 영화를 즐기는 상황(심형래 감독이 만든 영화라는 사실을 모르고 보았으면 좋았겠다 라는 생각)이었다면 훨씬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을꺼라 생각이 들었다. 엔딩크레딧 이후 심감독의 에세이가 화면을 가득 채울 때 선입견 없이 봐주길 원했던 심감독이 오히려 그런 선입견을 더 만드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조금은 가지게 되었지만....

D-WAR로 심형래감독이 말하는 세계최고를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렇지만 나는 그 속에서 조만간이라는 희망을 보았다.

그간 심형래감독, 그리고 영구아트 식구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며,
더 좋은 시나리오, 더 좋은 영화로,
대한민국에서 뿐만아니라 전세계에서 최고가 되어주길 바란다.

D-WAR 대박! 화이팅!


덧] 아.... 용.... 용이 된 이무기.. 진짜 멋지다!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