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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다반사 ]/주저리 주저리

Blits의 보컬 Mocha를 만나다

내게 6촌 형제들이 있다는 사실을 안 것은 불과 3~4년 전의 일.
어렸을 때의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거니와,
나만큼 사람을 기억하는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 그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신기하지만,
여하튼 그렇게 하나 둘 큰할아버지의 손자 손녀들을 알아갔지.

그리고 어제, 간만에 부산에 놀러온 혜미와 꼭 만나보고 싶었던 Blits의 보컬이자 기타리스트, Mocha를 만났다.


3인조 모던락 밴드 'Blits' 는 세련되고 감각적인, 기존 스타일에서 진화된 형태의 Modern Rock 을 들려준다.

이들의 음악은, 음반 타이틀 "The Singular Point In Me" 그대로 거대한 에너지를 응집해 잘 정리된 형태로 갈무리했다가, 언제라도 때가 되면 청자의 내부에서 단숨에 폭발시키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긴장감을 잃지 않게 한 트랙, 한 트랙, 잘 짜여진 편곡과 예측 불가능한 전개가 청자를 숨쉴 틈 없이 몰아세우고, 반복을 배제한 것으로 보이는 달콤한 멜로디는 귀를 즐겁게 한다.

쾌활하고 직선적이며 어딘지 장난스러운가하면 서정적이다가도, 화려하고 격렬하게 몰아치며 때로는 어둡고 무거운 모습, 열정적이고 파괴력 있는 사운드까지 다양하면서도 밉지 않은 변덕스러움이 또 하나의 재미꺼리이다.

음악을 하는줄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완성도 있는 음악들을 하고 있을줄은 솔직하게 생각 못하고 있었다.
진작에 알았다면 무슨 일을 꾸며도 꾸몄을것 같은 아쉬움도 남고.
같이 뭔가를 해보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또, 우스개 소리지만,
서태지와 신해철과 같이, 한참을 유명해지고 난 뒤에, 서로가 6촌이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부산대학교 역에서 연산동 역까지 태어나서 처음 가보는 온천천을 따라 걸으며
그동안 못한 밀린 이야기들을 정말 많이도 했다.

여자가 아닌 남자랑(-_-) 그렇게 먼길을 그렇게 오랜시간 걸으며 이야기 하는 것이 참 머쓱하긴 했지만
어제는 활짝 핀 벚꽃만큼이나 멋진시간이었다.

지금, 그의 음악을 듣고 있다. 그의 열정을 느끼고 있다.

여담이지만, 난 온천천이 그렇게 멋진줄 몰랐다.
벚꼿이 만개한 강변과 다리에 비치는 노란 빛 조명은 마치 외국에 나와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할 정도였달까.
사실은 좀 부끄러웠다. 외국에 나가서 멋진 경치를 바라볼때면 아~ 한국에도 이런 곳이 있었으면 했을 때가 많은데,
정작 나는 한국의, 내가 사는 대한민국을 구석구석 가보지도 않았으면서 남의 나라를 부러워만 하고 있었던 것 같아서
많이, 아주 많이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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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기억속의 온천천은 시궁창길인데;;;
    새로 공사했나 보네요 ^_^

  • 육촌이라.. 저도 안본지 꽤 된듯하네용~ㅎ

    온천천 요즘 벛꽃이랑유채꽃이 참 예쁘게 피었다는^^

  • ㅋㅋ 저도 예전에 토익 시험도 땡땡이 치고 호영이랑 온천천에서 놀았던 기억이~ ^^
    유채꽃이.. 거의 환상이죠~

  • 부산엔 벌써 벚꽃이 피었구나...여긴 꽃이 필려고 기지개를..

    • 마틴 2007.04.02 09:37 댓글주소 수정/삭제

      지난 비에 다 떨어지지나 않을까 걱정했는데,
      아직까지는 이쁘게 만개해있다

  • 주노 2007.04.02 21: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온천천 울집 앞인데도 안가보고 있었군
    작년에 2월에 여친이랑 헤어지고
    3월즈음 출근길에 벚꽃 핀걸 보면서
    내년삼월에는 꼭 벚꽃 밟으며
    거닐면 참좋겠다고 생각을 했건만...
    결국 쩝...

  • 은우. 2007.04.03 08: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준호.

    내가 달려간다. 기다리랏~!!!!!!!!!!!

  • 에고....벌써 8년도 더 된 일이군요
    전 블릿츠의 노래를 이제서 처음 접한 고3인데
    너무 좋더라구요 ㅠㅠ 혹시 지금 앨범이라던가 활동은 안하고있나요? 사이트도 기간이 지났는지 도메인이 비활성화돼있고....인디밴드에 관심이 많은 락커꿈나무가 우연히 들렀습니다 ㅋㅋㅋㅋ

  • 김모시기 2018.04.08 01: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직도 블리츠 덕질을 합니다...
    자료는 진짜 죽을만큼 안나오지만 늘 음악 듣고있어요.. 이 글 전에도 읽었지만 매번 검색하면 나오는 글이 한정적이라 소중하네요...
    블리츠 활동 너무 고대합니다... 간절히 ㅠㅠ

    • 무구지 2018.05.06 12:35 댓글주소 수정/삭제

      세상에...ㅋㅋㅋ 고 3때 한 번 와보고 입대하고 진짜 오랜만에 들와봤는데
      저 말고도 블리츠 팬 분이 있을줄 몰랐네요
      최근에도 음악활동을 하고있는지 너무 소식이 궁금해죽겠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