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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다반사 ]/주저리 주저리

100분 토론 "위기의 가요계, 해법은 없나"편을 보고

by K. Martin 2006. 12. 22.
어제,
느즈막히 방에 들어갔더니 기형이형이 100분토론을 보고 있었다.
여느때 같으면 스타리그 재방송을 보고 있을 시간이지만,
신해철이 패널로 나와있기에 그의 입담에 또 사알짝 빠져볼까 싶어 채널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마침, 주제는 가요계가 왜 이렇게 되었나 부터 시작해서 해법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를 하고 싶은 듯 보였다.

그러나 어제 토론의 실상은,
문제제기와 현재 상황에 대한 투정 뿐, 대안은 없더라.
기껏 나오는 대안이 이통사와의 이득배분에 관한 권리주장이라니.... ㅉㅉ
노땅같은 마인드로 위기에 적극 대처하지 못하고 눈앞의 이익만 챙긴이들이 반성하지 못하고 이통사 뒷다마나 까고 있고, 대안은 없고, 상황의 불합리만 이야기 하고 있는 모습에 저도 무척이나 답답하더만.

오히려 시민 논객들의 질문이 예리하던데, 그걸 특유의 말재주로 촛점을 흐리던 신해철의 모습이 어제는 유난히 측은해보이기도 했다.


가요계의 위기.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다.
서태지 이후 쏟아진 많은 댄스가수들의 홍수시대 부터 이미 음반시장의 몰락은 예견되어 있던 일 아니었나?
음악의 다양성은 없고, 어제 SG Wannabe가 나와서 주절거린 말처럼, 하나 잘된다 싶고 안정적이다 싶으면 모두 소몰이 창법을 앞세우는 지경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게 병들어 갔다.

마왕이 공연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공연시설이 미비하기 때문에, 매번 매 가수의 공연마다 무대설치 및 음향확보에 드는 비용 모두를 관객들이 부담한다고 했다.게다가 체육진흥기금은 덤인가? -_-

그리고, 결론적으로 사인은, MP3다.
이런 이야기가 이슈화 될 때마다 매번 하는 얘기로, 음악하는 사람들이 과학문명 발전에 왜 신경을 써야 되는가 라고 이야기 하고 싶지만, 실상은 결국 발전된 과학이 예술까지 좀먹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들의 노력을 모두 담을 수 없는 MP3 이지만, 그리고 그들의 노력을 너무 쉽게 내버릴 수 있는 MP3이지만, 그렇다고 그 기술을 사장시키자는 말을 하기엔 그들도 문명이 주는 혜택을 충분히 받고 있다.

LP에서 CD로 넘어오는 시점에서 일부 가수들은 Digital이라는 것에 이미 염증을 느껴으나, 현재는 녹음이 Digital로 이루어진다. 이미 음질이라는 것을 이야기 하기에 우리 귀는 너무 디지털화 되어버린 것도 사실이다.
불과 10년전만 하더라고 주변에 클래식 음반을 듣기 위해 LP 판을 사고, 진공관엠프를 구입하고 수백만원대의 스피커를 사들여 음악을 즐기는 사람이 있었는가하면, 부대앞 라카디아처럼 락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이 주로 찾던 락음악 감상실도 존재했다.

현재,
가요계의 음악들을 이렇 좋은 시스템을 갖춰놓고 들을 가치가 있는 음악들인가 생각해보면 답은 간단하다.
가요계는 고만 투덜거리고 눈앞의 이득만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배고픈 예술인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
신해철이 몇년간 노력해서 얻은 녹음과 음향이라는 결실을, 이승환이 드림팩토리에서 뽑아내고 있는 여러 노하우를, 서태지가 혼자 속앓이하고 있는 문제들을 서로가 공유하고 더 좋은 양질의 음악과 음향을 가진, 그리고 음악적으로도 완성도 있는, 그래서 저 음반은 소장하지 않으면 죽을 것 만 같은 명반이 나올 시기이다.

제작자들은, 노땅같은 마인드에서 벗어나 눈앞의 이익만 챙긴점 깊이 반성하고, 좋은 가수를 발굴하는데 힘쓰자. 돈 안되는 일 왜 하나! 그래 안다. 그러나 신해철의 말처럼 최소한의 마지노선을 지켜줄 그대들의 팬들을 믿자. 나, 요새 MP3 앨범 통째로 다운 받아 듣지만, 서태지, 신해철(N.EX.T 포함), 최근에 나온 성시경, 이승환, 헤리티지 음반까지 그래도 살만한것들은 산다. 믿어 의심치 말라. 다양성 확보는 음반계 부활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정부는, 현재 한국에서의 문화적인 흐름. 특히 음악적인 부분이 현재까지 흐르게 된 원인에 대해 가요계 관계자들이 인지하고 있으므로, 돈 있는 사람들을 바탕으로 원론적인 부분부터 고쳐나가야 할 것이야. 유통시스템 개조, 공연인프라구축. 모든 부분을 말이지.

그리고 우리. 우리 관객들은.
그들의 수고를 평가해주고 사랑해줄줄 알아야겠다. 적극적으로.


또한, 나 그리고 우리 컴퓨터 공부하는 사람들.
저작권 보호에 힘써야겠다. 참말로. 쿨럭. -_-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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