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 앞에서 출발하는 공항 리무진을 타고 해운대를 떠나 우리는 김해공항으로 향했다.
드래곤에어 - 케세이퍼시픽 편으로 홍콩을 경유하여 제법 오랜시간을 비행기에서 보냈다.
저녁식사를 하고, 산미구엘 등 여러가지 맥주로 깔끔하게 입가심도 하고, 또 영화 '애자'를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드래곤에어의 기내식
공짜 안주/술과 함께...
감수성 풍부한 마틴
파리 입국 전, 책을 보며 열심히 입국카드를 작성. 그러고보니 입국카드에 쓰여진 주소에서는 벌써 이사를 나왔네.
프랑스 입국카드
현지시각 새벽 6시 46분.
공항에서 숙소로 가는 지하철 표를 끊기 위해 자판기 앞에 서있는데,
신용카드가 말을 안들어서 헤매고 있던 중에 흑인 한 사람이 티켓을 자기 카드로 끊어 주겠다며 현금을 달라고 했다.
고마운 마음에 도움을 받긴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지하철을 환승하면서 그놈이 사기를 쳤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공항에서 숙소까지 통행 가능한 1-Day 표가 아닌 1구간 단수표만 끊어 주고 전액을 다 받아간 것이나. 나쁜놈.
환승을 할 수 없어 안타까워 하던 차에, 지하철역의 직원에게 상황설명을 하니 숙소까지 갈 수 있는 티켓은 주겠다며 사기 당하지 않도록-지하철 직원 말고는 아무도 믿지 말라며- 조심하라고 했다. 여튼 그 덕분에, 여행 내내 완전 조심조심하며 아무런 사고 없이 지낼 수 있었던 것 같긴하다.
현지시각 오전 8시. 이미 초췌한 모습의 마틴.
숙소(파리빌라쥬)에 짐을 풀고, 급하게 아침을 먹고 부랴부랴 첫 날의 여행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베르사유로 가는 지하철. 우리에게는 생소한 2층짜리 지하철이다.
숙소에서 준 김밥을 들고 좋아하는 마틴
오랜시간을 달려 베르사유궁전에 도착.
사진만 봐도 그날의 추위가 느껴질만큼 정말 춥고... 배고팠다.
무려 36유로(18 Eu x 2)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간 베르사유.
오디오 가이드 헤드셋에서 들려오는 한글 해설, 그것도 남녀탐구생활, X-File 스컬리요원의 성우로 유명한 서혜정씨의 목소리가 반가웠다. 다만 초반에 매번 번호를 눌러가며 들었던 열의는 많은 방을 거치면서 좀 줄어들긴 한 것 같다. 정작 듣고싶은 해설은 안나왔던 것 같기도 하고.
그 유명한, 거울의 방에서
그림 속의 베르사유 궁전과 정원.
우리는 궁전 내부와 정원 오른편 멀리 자리한 별궁까지 끊임 없이 걸었다.
우리가 가야할 길이 얼마나 먼지도 모르고 웃고 있는 잔디. 으~ 춥다.
자~ 어디로 가는 것이 가장 가깝고 많이 볼 수 있을까?
애석하게도, 우리의 신혼여행이 1월 중순인지라 화려한 꽃들로 장식된 베르사유 정원의 모습은 엽서로만 감상이 가능했다. 아래 네 사진 중 세 장은 엽서의 사진이고 나머지 한 장은 엽서의 각도와 비슷하게 찍어본 우리가 본 정원의 모습이다. 꽃들을 못 볼 뿐만 아니라 정원의 여러 동상들도 동파를 걱정한 탓인지 꽁꽁 싸매두어 볼 수 없어 안타까웠다.
엽서 속 사진과 극단적 현실의 비교
휑~하지만 멋진 정원
정원의 어딘가에 있었던 카페테리아. 옆에는 화장실이 있었다.
높게 솟은 나무들
마리앙뜨와네뜨 별궁에서...
그놈의 돈이 웬수지.
그 돈 조금 아껴 보려고 정원 열차(Mini Train)를 안타고, 그 오랜 시간 그 엄청나게 먼 거리를 추위에 떨어가며 걸었다.
다음에 가면 꼭 겨울을 피하고 싶고, 꼭 열차를 타고 구경할 거라 다짐해 본다.
- 베르사유에서의 하루가 깊어 간다 -
저녁 8시.
파리 시내로 들어왔다.
멀리 에펠탑이 보이는 Cafe Constant에서 늦은 저녁식사를 했다. 1
파리에서, 아니 우리의 신혼여행에서 맞이하는 첫 만찬.
으깬 감자와 함께 먹는 스테이크와 독특한 형태의 새우튀김, 그리고 와인 한 잔.
가격은 모두 46유로로 약 7만원 정도.
음식맛도 맛이지만,
친절하게 여자화장실 앞까지 아내를 안내해주던 남자 직원이 무척이나 기억에 남는 카페였다.
정말 맛있었던 새우 튀김
이렇게 파리에서의 첫 날 밤은 깊어간다.
- 카페콩스탕. 주택가 골목에 있는 작은 브라스리로 2003년 7월에 문을 열었다. 할머니가 집에서 해 주는 듯한 소박하면서 전통적인 요리를 선보인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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