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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다반사 ]/주저리 주저리

짧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입영전야를 맞이하다

입영 전날,
마지막으로 찾은 남포동.


의자에 앉자마자 "군대갑니다" 라고 외쳤다. 이발사는 의아한 듯 쳐다보았다.
맘상했다. 내가 군대갈 나이로 안보이는구나.
여친님 충격받지 말라고 앞머리부터 확 안밀고 밑에서부터 차곡차곡 잘라준 고마운 블루클럽.
그리고 나는 이렇게 바뀌었다.

고등학교 졸업한 뒤로는 아무래도 이렇게 짧게 자른건 처음인 듯 싶다.

제출해야 하는 서류들을 정리하고,
지참 가능하다는 스킨, 로션, 썬크림, 그리고 반창고를 가방에 넣고,
급하게 구입한 만원짜리 전자시계, 수영훈련을 위한 까만색 수경을 챙기고,
마지막으로 가족사진과 여친님 사진을 성경책 사이에 끼워 넣었다. (단지 두 장의 사진을 가져가기 위해 성경책을 챙기는 센스! ㅋ 이번 기회에 성경을 꼭 한 번 정독하고 싶었던 목표도 이루련다.)
이렇게 모든 준비는 끝났다.

너~무 오랫동안, 길게는 9년이란 시간을 군문제 때문에 걱정하고 맘 졸였던 탓인지, 정작 입영을 몇시간 채 남기지 않은 지금도 크게 실감이 나지는 않는다.


3월 3일, 입영.
5월 1일, 임관.

몸 건강히 잘 다녀오겠습니다.  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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