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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래밍 ]/수화

음성을 수화로 번역해 주는 인공지능

나는, 느리지만 체계적으로 뭔가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영상에서 특징을 추출하는 것 쯤이야'하는 뻔뻔함으로, 나는 수화라는 것만 알면 되겠거니 생각 했다.

먼저, 수화라고는 '손으로 하는 말'이라는 것 외에는 1도 모르는 내가 

뭔가 할 일을 제대로 알려면 수화를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이어서

드문드문 수화 강좌를 보며 수화를 공부하고 있던 중이었다. 


수화 강의를 서너편 챙겨 보고, 정석책의 집합을 공부하듯 1편을 반복해서 다시 보고 있을 무렵,

누군가 이런 영상[각주:1]을 올려놨다.



김윤기[각주:2] 님.

인도에서 시각장애인이 다닐 수 있는 길을 안전하게 안내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만들던 개발자.

그리고 지금은 음성을 수화로 만들어 주는 인공지능을 만들고 있다는 그.


할 수 있겠다. 해야 되겠다 생각했던 일. 뭐랄까, 어차피 공부에 방점을 둔거라 

허탈감 보다는 지향점이 생긴 그런 기분이지만, 묘한 자책 같은건 생긴다. 어떤, 공부 하는 방식에 대한.

일단 해보고 시행착오를 거치는 과정도 공부일진데, 그 '공부'를 위한 공부도 너무 안전하게만 하려고 한달까.

나이가 들어 그런가 생각해보면 꼭 그런건 아닌 것 같고, 어려서도 지금도 겁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성격인거지.


느긋하게. 오래만 하면 뭐든 잘 할 자신이 있었는데. 지금 잘 하는 것들도 사실은 다 그런 것들인데,

그런데 요즘은 너무 빨리 바뀌어 가는, 발전해 가는 기술을 따라잡기가 어렵다.

거기에는 정보의 홍수, 잘 되는 좋은 기술에 대한 전파가 빨리 되어지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이겠지만,

지금 시작하면 이미 늦어 있는, 그래서 집중해 속도를 내지 않으면 진짜 아무것도 아닌게 되어 버리는,

그러한 현실 속에 살고 있는 것은 분명 인지하고 있어야 할 일이다. 그게 특히 '일' 때문이라면 더욱.


다만 나는 왜 이 바쁜 속에서, 이 속도의 전쟁 속에서 계속 느긋해지려고 하는가.

끊임 없이 불안해 하고, 뭔가를 공부하고 배우지 않으면 도태될 것 같은 속에서도

또다시 멀리 보고 느리게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에 대한, 나를 다루는 오랜 경험이 과연 제대로 가고 있다는 그런 믿음은 있는걸까?


가던대로 간다.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익숙한 길을 간다. 내가 해왔던 방법이어서 간다. 

그때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러하겠지만, 일단은 '계속'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 제대로 하는 것이기에.



한 개발자의 프로젝트 수행기를 계기로, '나는?' 이라는 제목의 질문에 대해 한참 들여다 봤던 시간이었습니다. 




끝.



  1. https://www.facebook.com/groups/TensorFlowKR/permalink/831415913866135/ [본문으로]
  2. 인공지능으로 시각 장애인을 돕는 고등학생 개발자 김윤기 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603184530140681&id=100013474180285&__tn__=-R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