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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다반사 ]/문화생활 (도서)

베끼고, 훔치고, 창조하라 - 모방에서 창조를 이뤄낸 세상의 모든 사례들

베끼고, 훔치고, 창조하라
국내도서>경제경영
저자 : 김종춘
출판 : 매일경제신문사 2011.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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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겉면에 적힌 글귀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고수는 남의 것을 베끼고, 하수는 자기 것을 쥐어짠다. 그 결과, 고수는 창조하고 하수는 제자리걸음이다. 모방을 축적하다 보면 한순간 창조의 한 방이 나온다.’
충격적인 순간이었다. 뭔가 둔탁한 것으로 뒤통수를 세게 얻어 맞은 느낌이었다.
늘 ‘창조’를 위한 ‘전쟁’을 수행 중인 내게 하수라고 직접적으로 이야기 하는 책의 공격으로부터 이 책과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책을 모두 읽고 난 후 지금. 다행이도 정면 공격은 나를 피해갔다. 세상에 완전한 ‘새 것’이란 없고 모든 것이 모방의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사례들에 대한 설명이 있었고, 내가 하고 있는 일련의 작업들도 애석하게도 ‘창조’가 아니며 그러기에 앞으로의 삶에서도 또한(적어도 당분간은) 창조에 대한 부담감은 조금 덜어낼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순수한 의미의 ‘창조’를 향한 남자의 자존심은 마치 권력에 대한 욕심만큼이나 진행형이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다’라는 말이 있다. 이 책은 철저하게 그 말에 들어맞는 예들로 채워져 있다. 세상 모든 것들이 모방에 의해 만들어 졌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응용, 개선, 변신 그리고 문제해결. 어디에서 이들을 다 수집했는지- 심지어 부산시 사하구 장림공단의 어떤 회사이야기 까지- 놀라울 정도로 많은 예들이며 동시에 어떤 의미에서 ‘모방’을 이야기하고 또 ‘창조’를 이야기 하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간결하기까지 하다. 성공한 사람들의 자서전이 삶의 고난을 어떻게 이겨내었는지를 풀어쓴 글이라면 이 책은 그런 자서전의 요약본, 즉 성공사례집이다.

이 책은 또한 문제, 변신, 사랑, 긍정, 작당, 반복, 단순함, 바른 선택 등이 창조라는 말로 일명 ‘좋은’ 것들이 생겨나는 과정에 대해서도 설명하며 모방과 연결 그리고 심화. 즉, 창조의 단계에 대해서 구체화 한다. 결국 책에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모방의 중요성이 아닌 창조의 방법인 것이다.

책 내용 중에 ‘바른 선택은 이미 성공이다.’라는 글기가 눈에 확 들어왔다. ‘잡혈이 순혈을 이긴다. 오픈소싱이 창조다.’ 라는 말도 있었다. 짬나는 시간에 조금씩 책을 읽으면서도 한마디 한마디가 이렇듯 내 생활과 연결되어 가슴으로 들어왔다. 강요가 아닌 이해로 읽혔다. 신선한 경험이다.

서로 다른 것을 연결시키는 것이 창조성이다. 모방에서, 변화와 맞춤에서, 배려와 소통에서 창조는 시작된다. 저자인 김종춘씨는 그런 세상의 모든 모방사례 혹은 창조사례를 뒤집어 연결시켜 이 책을 ‘창조’했다. 이 또한 책에서 이야기 하는 바로 그 ‘창조’이다. 여기에 쓰는 나의 리뷰 또한 창조가 아니던가. 책을 읽고, 베끼든 훔치든 거기에 자신의 것이 가미되어 더 새롭다면 말이다.

“남의 것을 모방해서 한걸음 더 발전시키면 창조인 것이다. 개인도, 기업도, 국가도 모방하면 흥할 것이다. 단, 합법적․ 윤리적으로 모방하라!”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많은 창조의 사례들 중에 모방하고 변화시킬 대상이 없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고 흉내 내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독특한 창조를 맛볼 수 있다면 좋겠다.


※ 책의 크기가 작고(140x190mm) 각각 소주제의 길이가 짤막짤막하여 지하철 등에 가지고 다니며 읽기에 참 좋은 책임.


마틴 @ 마틴 블로그 닷 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