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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다반사 ]/문화생활 (도서)

마음의 암호에는 단서가 있다

오래간만의 심리학 책이군.



늘 처세술이니 심리학이니 하는 책을 읽기 전에는 망설임의 시간이 존재한다. '심리의 분석'이라는 기대감이 분명 존재하지만 나쁘게 받아 들이자면 사람의 마음을 조정하는 것 같아 반감이 일기도 하기에. 꼭 사기를 치는 방법을 배우는 느낌도 들고. 그러나 책을 읽다 보면 그런 마음은 이내 사라진다. 남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내가 변해야 하고 나의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남에게 나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 결국 목표는 나를 바로 알고 내가 내 속을 아는 것으로 바뀐다.

이 책은 총 6개의 장에 걸쳐 마음을 다스리고 상대를 대하는 방법, 상대방의 행동에서 그리고 말소리에서 의도를 읽는 법, 몸으로 행동으로 이야기 하는 방법 또는 침묵으로 이야기 하는 방법 등 다양한 경우에 적용될 수 있는 방법들을 실제 있었던 예시와 실험들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참 재미있는 것이 바로 이렇게 일상생활에서 흔히 있는 이야기를 예로 든다는 것과 함께, 그런 마음들의 움직임과 상황들에 대한 각각의 '이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고 싶어 하는 일에 보상이 주어지면 이후에는 보상이 없으면 그 일에 흥미와 동기가 없어지는 현상을 '과잉정당화'라고 한다던지, 계속적인 실패에 대한 암시를 주는 심리적 상태를 '자기한계설정'이라고 한다던지 하는 것이다. 일상 속에서의 '사건'들이 심리학적 용어로 '정의' 되어 있다는 것에, 인문학의 연구도 책에서 읽는 지식으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 없이 연구 되어져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애석하게도 책을 읽을수록 처음 책을 읽기 전의 망설임과 같이, 사람이 간사해 지는 것은 아닌지 또는 비법이라기 보다는 꼼수를 배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왠지 모를 죄책감 같은 것에 몇 번이고 책을 덮었다가, 그런 간사함과 꼼수에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읽는다는 생각으로 책을 펴기를 반복했다. 아름다운 발전을 위한 발판으로 삼기에는 좋을 수도 있다는 긍정적 생각이 이긴 셈이다.

다행히 이 책의 많은 이야기들 중 하이라이트는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의 심리에 대해서이며, 어떻게 지지 않고 사랑하는지를 목표로 하면서 관계의 가장 큰 기술은 사랑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러고 보면 모든 이가 사람의 속을 알고 싶어 하는 이유는 가정에서든 연인에게서든 또는 사업적으로든 사랑 하고 사랑 받기 위함이 아니었던가.

흔하디 흔한 처세술에 대한 책이지만, 잘 정리된 한 권의 심리학 책을 통해 오늘도 가슴 속 깊은 곳의 울림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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